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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싹 속았수다 13화 리뷰 [넷플릭스 드라마 추천]

by Dano Park 2025. 5. 6.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13화 한 장면
출처: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를 봐야 하는 이유

넷플릭스 드라마를 생각하면 재미의 여운이 크거나 자극적인 소재를 다룬 작품들이 머리에 오래 기억이 되었다. 반면 "폭싹 속았수다"와 같은 경우, 오랜만에 제대로 된 드라마를 본 기분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이 드라마는 제주도를 배경으로 "애순"이와 "관식"의 아프고 힘든 상황을 이겨나가는 성장과 현실에서 느낄 수 있는 갈등과 감정을 진지하게 다루고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요즘 같은 차가운 시대에 이런 드라마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전체 줄거리 (스포일러를 포함하지 않음)

제주도에서 자란 애순과 관식의 만남과 성장 그리고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애순은 제주도에서 어린 시절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으며, 관식은 자신만의 방식을 고집하며 삶을 살아가는 인물이다. 두 사람은 처음에 서로에게 관심이 없었지만 점차 서로가 느끼는 아픔과 갈등을 해결하고 서로를 바라보며 성장하고 변화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두 사람을 통해 삶에 진지하고 현실적인 면을 아주 잘 다룬 제주도를 배경으로 만든 두 사람의 애틋한 이야기이다.

 

기본정보

장르: 로맨스, 가족, 휴먼, 청춘, 드라마

출연: 아이유(이지은) 박보검, 문소리, 박해준

연출: 김원석

극본: 임상춘

 

드라마 vs. 현실 비교

폭싹 속았수다 13화에서 은명이가 군 제대 후 예전에 만나던 "학씨 아저씨의 딸"과 함께 돌아오고, 그녀는 이미 임신한 상태로 집에 들어오게 된다. 시간이 흘러 아기까지 출산하게 되며, 이 장면은 혼전임신이라는 주제를 드러낸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혼전임신은 분명 존재했지만, 시대가 변하며 그 양상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는 사고라 불릴 수 있는 상황이더라도 공동체나 가족이 책임을 나눠졌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물리적·정서적 여유가 조금이나마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오히려 책임의식 부족, 경제적 불안, 가족 간 단절로 인해 아이를 낳는 것이 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드라마는 과거에도 있었던 혼전임신의 현실을 보여주지만, 그 속에서도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어떻게든 역할을 해줬던 시대상을 보여준다. 반면, 오늘날은 개인화된 사회 속에서 책임과 양육의 부담이 부모가 아닌 당사자에게만 집중되며, 정서적 기반이 약화된 현실이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이는 사회 구조와 가족 문화의 변화, 그리고 청소년 교육의 부재 등 복합적 원인을 내포하고 있다.

 

13화 리뷰 [넷플릭스 드라마 추천]

금명이는 대기업에 다니고 있지만, 한국 사회는 결국 IMF 시국을 맞이하게 된다. 그 장면을 보며 나도 아주 어릴 적 겪었던 그 시절이 떠올랐다.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가족이 힘들었던 기억은 머릿속에 선명하다. 드라마 속 한 가장이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고 버스에서 생필품을 파는 모습이 등장한다. 당시 수많은 아버지들 뿐만 아닌 젊은 세대까지 직장에서 쫓겨나는 게 현실이었다. 아버지라는 이름 하나로 낯선 일도 마다하지 않고 가족을 지켜낸 그 세대의 고단함은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는 더 발전했음에도 경제적으로는 IMF 시절만큼이나 버겁게 느껴진다. 기술은 좋아졌고 정보도 많아졌는데 왜 우리는 더 나아지지 않았을까. 그래서인지 나는 지금, 더 단단하게 살아내고 싶다. 이 시대를 견뎌보고 싶다. 그 시절 힘들고 가난했음에도 잘 버틴 것처럼 이 시대 안에서 내가 할 일을 찾고 담담하게 잘 버티고 싶다.

 

감상 포인트 (스포일러 포함)

감상 포인트 1. [13화] 마음에 드는 장면

"박충섭이 금명이를 보고 달리는 장면"

충섭은 제대 후 거리에서 우연히 금명이를 보지만 버스를 타고 가는 그녀를 놓친다. 이후 IMF 시기를 지나며 금명이는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애쓴다. 그러던 어느 날 금명이는 예전의 영화관을 다시 찾는다. 그곳에서 충섭 역시 같은 공간에 있었고, 영화관 사장님을 통해 금명이가 방금 전까지 함께 있었다는 소식을 들은 충섭은 그녀를 찾아 밖으로 뛰쳐나가지만 또다시 놓친다. 그렇게 여러 번 스쳐 지나가는 인연을 놓치던 충섭은 어느 날 금명이가 탄 버스를 끝까지 쫓아 결국 함께 타게 된다. 버스 안에서 잠든 금명이가 깰 때까지 곁에 머무는 충섭의 모습은, 한 여자를 향한 진심 어린 사랑이 얼마나 순수하고 애틋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지금 시대에는 보기 드문 애틋하고 절절한 그 시절의 사랑 방식이 지금 시대의 사랑 보다 더 애절하고 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감상 포인트 2. 충섭의 명대사

"아버니임, 아버님 제가 새우를 좀 까드려 볼까요?" 

제주도에서 충섭은 금명이의 아버지인 관식에게 예비 사위로서 첫인사를 드린다. 술자리에서 예의와 존경을 표하려는 충섭의 모습이 재미있게 다가온다. 술에 취한 상태에서 충섭이 "아버님, 아버님 제가 새우를 좀 까드려 볼까요?"라고 묻는 장면은 한편으로는 귀엽고 웃기기도 하지만, 그 속에 담긴 진지함과 충섭의 노력은 깊은 감동을 준다. 관식은 그동안 금명이를 소중하게 키운 아버지로서, 자연스럽게 딸을 떠나보내는 것이 쉽지 않다. 충섭이 자신이 얼마나 딸을 소중하게 여길 것인지 보여주고 싶어 하는 모습은,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고 존중하려는 진지한 태도를 드러낸다. 이 장면은 부모가 자식에게 느끼는 감정과 예비 사위가 부모에게 다가가는 과정을 보여주며, 그 안에 숨어있는 애틋한 마음이 잘 표현된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감상 포인트 3. [13화]가 말하는 메시지

"아빠의 짝사랑"

충섭과 금명이의 결혼식이 다가오면서, 관식의 감정이 잘 드러나는 장면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동을 준다. 어린 금명이부터 학교에 가던 시절까지, 언제나 딸을 지지하고 응원했던 아빠는 늘 금명이의 곁에서 든든한 지원군이었다. 딸인 금명이의 결혼을 앞두고, 아빠는 그동안 20년 넘게 이어온 딸에 대한 홀로 사랑했던 짝사랑의 마음을 정리해 보내게 된다. 결혼식 당일, 딸이 신부가 되어 가는 모습을 보며, 그동안 지켜봤던 모든 시간이 떠오르며 눈시울을 붉히는 관식의 모습은 부모로서의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다. 그 순간, 아빠들이 딸이 시집가는 걸 왜 그렇게 슬퍼하는지 난 이유를 알 수 없었는데 이 장면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아쉬운 점

넷플릭스의 구조 적 특성상, 장면을 짧게 구성하고 빠른 전개를 보여주는 것 같은데 그 점이 아쉽다. 정해져 있는 틀 안에서 드라마는 설명을 잘하는 연출과 극본을 보여주고 있어서 난 놀랬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쉬운 것은 시간의 전화를 빨리 감기 하듯 빠르게 정리한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충분히 감정을 잘 전달하는 이 작품이 놀라웠다. 단지 좀 더 이 드라마를 보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들게 하기에 16부작은 내게 아쉽게 느껴진다. 왜냐하면 이제 곧 드라마가 끝을 향해 가고 있는 지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