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과 현실
영화 틱틱붐은 조너선 라슨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이다. 조너선 라슨이 누구인지 그가 만든 뮤지컬 "렌트"가 어떤 작품인지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여기서 언급하지 않겠다. 오직 지금 이 작품 "틱틱붐"에 대해서만 말해보겠다.
누구나 한 번쯤 이런 고민과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아니했을 것이다. 영화 주인공 조너선 라슨은 곧 30살이 되는 시기에 있고 그는 10년 가까이 식당에 출퇴근을 하며 극대본을 적고 있다. 예술가는 가난하다.라는 말처럼 영화에서는 여지없이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주인공처럼 내가 예술가를 꿈꿔 본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본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그 고민은 바로 직업이다.
돈 잘 버는 현실적인 직업에 대한 것이다. 이상과 현실은 때로 매우 잔인하다. 꿈을 좇는 것만으로 생활이 힘들어지기도 하고 식사하는 게 정말 힘든 일이 될 정도로 어려운 선택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간혹 TV를 보게 되면 이런 인터뷰를 본 적 있을 것이다. "제가 데뷔하기 전에는"이라고 말하면서 연극을 하던 시절에는 배고팠어요.라는 말부터 시작하는 그런 인터뷰 말이다. 예술을 제외하더라도 단연코 무언가를 시작하고 과정을 만들어 가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에 속한다. 조너선은 결과는 없고 과정만 끊임없이 하고 있다. 그럼에도 조너선을 응원하는 배우가 있고 이 세상에 너는 한 명뿐이야라고 말해주는 소중한 친구가 있다.
그의 재능은 아직 빛을 바라지 못했고 끝내 영화의 결말에 달 했을 때. 그의 삶의 이야기는 빛을 발하게 된다. 누구나 그렇다. 꿈을 좇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또 다른 누군가는 꿈이 있어도,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꿈이 없더라도 안정된 직업과 직장을 찾아 일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무엇이 정답이라고 정확히 말할 수 있을까? 조너선처럼 몇 년 동안이나 준비하면서 언제 연극을 만들고 시작할 수 있을지 모르는 미지의 수에 미래를 걸어 볼 텐가? 아니면 미래를 보장해 줄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할 것인가? 단 미래를 보장하는 직업은 그 어떤 재미나 열정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이렇듯 우리는 삶의 갈림길에서 수 없이 많은 질문과 고뇌에 빠져든다.
어떤 사람은 이 영화를 싫어할 수도 있다. 왜 그렇게 답답하게 사는 거지? 실제 영화 안에서 조너선의 여자친구도 그에게 빨리 선택하라고 강요하며 압박을 가한다. 누군가는 불가하다 말하고 누군가는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무엇이 되었든 어렵게 아르바이트를 하며 꿈을 이루게 되든 딱 한 가지 영화를 통해서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행동"이라는 시작을 하지 않으면 그 무엇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패라도 해야 다음에 실패를 하든 성공을 하든 하게 된다. 이 나이에... 난 아직 젊어! 넌 늦었어, 정신 차려! 언제 취업할래? 등과 같은 우리가 실제로 듣고 감정이 상하고 그럼에도 이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이 쌓이는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이 한 번은 이 영화를 보았으면 좋겠다. 적어도 영화를 보고 가슴 뛰는 순간이 있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서 틱틱붐을 추천하고 싶다.
현실이라는 시계
틱틱붐은 영화 제목 자체에서 느껴지는 시계 소리이다. 영화에 대한 생각을 말하기보다 여기에는 실제 우리가 마주하는 "현실이라는 시계"에 대해서 말하고 싶다. 분명 가까운 우리 주변에도 있지 않은가? 조너선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이 분명 있다.
주위에 없다고 해도 우리가 봐왔던 꿈을 키우고 도전하는 아이돌과 연습생들의 모습도 조너선이 가진 입장과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 때 한 아이돌의 오디션과 준비 과정들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었다. 어떻게 저렇게 연습하고 춤을 추고 노래를 할 수 있을까? 내가 보는 연습생 그 어느 누구도 부족함이 없어 보이고 모두가 저렇게 노력하는데 실제 데뷔하는 이들은 희박하다.
데뷔가 끝이 아니고 데뷔를 하더라도 또다시 경쟁이 시작된다. 우리가 살고 있고 우리가 살아하는 사회 또한 마찬가지이다. 조금만 늦어도 내가 서 있을 자리는 없고 스스로에게 경계를 그으며 난 여기까지야 라고 말하며 적정선에만 살아가는 길을 선택하기도 한다. 그리고 우리 누구에게나 가진 공통점이 있다면 고등학생 시절 아침에 일찍 일어나 학교에 등교하고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아주 치열한 시간 싸움과 경쟁을 해보지 않았는가? 그게 무엇을 위한 것이었는가? 물론 좋은 삶을 살기 위한 수단과 방법일 것이다.
조너선 또한 그의 친구로 인해 면접을 보게 되며 삶을 바꿀 자리에 놓이기도 한다. 꿈이 무엇이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많은 시간은 기본이고 그것을 유지하기 위한 돈이 동반되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앞으로 남은 현실이라는 시계를 어떻게 굴려가며 살지 우리는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현실이라는 시계는 호락호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출근하기 위해 아침에 울리는 알람소리가 바로 우리에게는 틱틱붐일 것이다.
영화 리뷰
영화 전체를 크게 본다면 8년 이라는 시간 동안 뮤지컬의 대본을 준비하는 조너선이 성공을 하게 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정말로 눈여겨 봐야 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조너선이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고 식당에 출근하며 대본을 준비하는 동안 조너선이 느꼈을 두려움과 압박이지 않을까 싶다. 왜냐하면 우리의 삶도 사실 이런 많은 두려움 속에서 많은 압박에 시달리며 살고 있기 때문이다. 조너선의 친구 몇몇은 좋은 미래에 대한 희망적인 이야기를 하고 조너선의 단짝 친구는 안정된 직업을 가지라고 말하고 삶의 저울질을 많이 한 조너선의 여자친구는 빨리 삶을 결정하라며 압박을 준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삶이 크게는 정말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에 갈 때 좋은 대학에 가야 한다는 부담과 심리적인 압박 그리고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면 도태되고 나만 뒤 떨어지는 느낌. 학교를 졸업하고 입사한 회사에서 조차 상사의 지시와 압박은 끊이질 않는다. 이처럼 우리는 결과만을 중시하는 삶에 놓여 어느새 안정이라는 틀만을 고집하며 찾아다녔다. 나쁘지 않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 속에서 자신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질문하지 않고 걷기만 한다면 번 아웃이 올 것이다. 그리고 때로는 결과만이 전부라고 말하는 이 사회 속에서 우리가 어떤 행동을 이끌고 갈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할 것이다. 돌이켜 보며 생각해 보면 삶이 가장 척박하고 절실하다고 느껴지는 간절하게 이루고 싶은 마음이 드는 때가 있다면 행동하고 부딪혀 보면 좋을 것이다. 가능한 한 빨리! 빨리 경험하고 실패해야 그것이 내게 틀린 것인지 내가 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알게 되니까 말이다. 미래는 책상에 앉아서 그리는 그림과는 다를 것이다. 그것이 이상과 현실의 차이이다. 앉아서 바라본 책 속의 정답과 우리가 살아가야 할 세상은 전혀 다르니까. 현실을 제대로 경험하지 못한다면 그건 의미 없이 숨만 쉬는 일만 하는 로봇이나 똑같은 일을 반복적으로 하는 공장과 다를 바 없을 테니까. 우리가 삶에서 무언가를 쫓아가고 있다면 이 영화 틱틱붐을 보고 한번 생각을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