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직장 생활 보고서] 끈기 없는 MZ 외국인 근로자? 자존심 꺾는 X세대 한국인 근로자

by Dano Park 2025. 7. 18.
반응형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불가피하게 소음이나 갈등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오늘은 조금 씁쓸하고 안타까운 일이 있었기에, 기록을 남겨 본다.

현재 내가 일하는 곳의 업무는 자동차 부속품을 박스에 포장하는 일이다. 일반 박스에 담기기 전, 제품은 먼저 전용 박스에 포장되는데, 이 제품 박스에는 해당 제품과 일치하는 품번 라벨이 부착되어야 한다. 즉, 제품의 모델명과 품번이 제품 박스의 라벨과 정확히 일치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제품 생산 작업에서 작업에 관련해, 외국인 근로자에게 잘못 된 부분이 있다며 지적하면서 화내고 소리지르는 작업자 이모의 모습
출처: 챗GPT가 작업한 결과물 입니다.

<사건의 상황>

이 작업은 2인 1조로 진행된다. 대부분 여성은 연령대가 높은 '이모 세대'가 많고, 남성 근로자의 경우는 연령대가 높은 이모들과 같은 세대와 외국인이 대다수다. 오늘 사건의 중심은 외국인 남성 근로자와 작업자 이모 한 명이다.

해당 외국인 근로자는 작업을 위해 제품 박스의 품번을 확인한 뒤, 박스를 작업대에 부었다. 그때, 우연히 그 라인을 지나가던 ‘라벨 작업자’ 이모가 박스를 보더니, 갑자기 큰 소리로 “왜 이 박스를 여기에 부었냐”(해당 박스가 맞는지에 대한 여부를 따지듯)며 외국인 근로자에게 소리쳤다. 당연히 외국인 근로자는 깜짝 놀랐다. 하지만 이후 확인해 본 결과, 외국인 근로자는 제품에 맞는 정확한 박스를 준비해 작업을 시작하려 하고 있었다. 이후 잠시 자리를 비웠던 외국인 근로자의 파트너인 한국인 이모 근로자가 현장을 살펴보고 바코드 담당 직원 이모에게 상황을 물었다. 제품박스 담장자 이모는 “처음엔 잘못 본 줄 알았는데, 확인해 보니 맞는 박스였더라”며 사과의 말을 전달해 달라고 그녀에게 부탁했다. 외국인 근로자의 파트너인 이모는 외국인 근로자에게 차분히 설명했지만, 언어적 한계로 의사소통이 완전히 이루어지지 못했다. 결국 점심시간 이후, 외국인 근로자는 자신의 파트너 이모에게 해당 상황을 이야기하며 "이제 더 이상 일하지 않겠다"라고 말하고 회사를 떠나버렸다.


정말 끈기 없는 외국인 근로자?

 

1. 품번과 제품의 일치 – 당연하지만 소통 방식은 문제

자동차 부품을 포장하는 이 작업에서 제품 모델명과 박스의 품번이 일치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잘못 포장되면 회사에는 손실이 생기고, 고객 불만이나 클레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상황은 단순히 ‘박스를 잘못 부었다’고 판단했더라도, 말로 조용히 지적할 수 있는 일이었다. 다른 작업자들이 모두 들을 만큼 소리치며 지적한 행위는 정당화될 수 있는가?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실수를 다루는 방식에서 존중이 빠졌다면, 그것이 더 큰 문제다. 특히 언어가 통하지 않는 외국인에게 소리를 지르는 방식은 단순한 지적을 넘어 감정적인 위협으로 느껴질 수 있다.

2. 직무와 역할 – 말할 수는 있지만, 방법이 중요하다

제품 박스에 라벨을 부착하는 담당자 입장에서, 박스를 확인하고 문제를 지적할 수는 있다. 하지만 해당 포장 라인의 주체는 포장작업자이며, 외국인 근로자는 그 지시에 따라 움직인다.

라벨 담당자와 포장자는 서로 다른 업무지만 연결된 팀이다. 그렇기에 소통이 필요하지만, 직무의 경계나 지시권을 넘어서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협업의 본질을 해친다.

3. 결론 – 누가 잘못했는가 보다,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결국 외국인 근로자는 그 일을 계기로 회사를 떠났다. 회사 입장에서 인력을 잃은 것도 손실이다.

물론, 너무 쉽게 그만두는 것도 문제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왜 그렇게 쉽게 포기하게 되었는지도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 언어 장벽, 차별적인 시선, 반복된 오해, 설명되지 않은 지시 등, 그의 선택이 단지 ‘끈기 없음’으로만 치부될 수 있을까?

또한, 일부 외국인 근로자들이 성실하지 않다는 편견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이번 사례처럼 본인이 제대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편견의 시선으로 잘못 지적당한 경험이 또 하나의 이직을 만들었다고 본다면, 그 책임은 어디에 있는가?

다른 작업자들이 일하는 공간에서 소리치는 행동은 누구에게든 불쾌할 수 있다. 해당 외국인 근로자는 아무 잘못이 없었고, 정확하게 작업을 준비했을 뿐이었다. 우리가 무엇을 지적하든, 어떤 상황에서든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과 예의는 지켜져야 한다.


마무리하며

외국인 근로자도 결국 ‘사람’이다.
그들이 쉽게 떠나는 이유에는 그들만의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그들이 회사를 떠날 때, 무엇을 남기고 떠나는지를 되돌아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들이 떠나지 않게 하기 위해선, 소통의 방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