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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신작> 의학드라마 '중증외상센터' 3화 리뷰

by Dano Park 2025. 5. 26.

넷플릭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 3화 - 사고 현장을 목격한 백강혁과 양재원
출처: 넷플릭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 3화

기본정보

제목: 중증외상센터

장르: 의학, 드라마, 코미디, 휴먼, 액션, 사회고발

공개일: 2025년 1월 24일

공개 회차: 8부작

연출: 이도윤

극본: 최태강

출연: 주지훈, 추영우, 하영, 윤경호, 정재광

원작: 한산이가 <중증외상센터: 골든아워>

'중증외상센터'  3화 줄거리 요약

잠은 사치고, 걷기보다는 뛰는 게 일상이 되어버린 외상외과의 하루. 3화에서도 백강혁과 양재원은 긴급 상황 속에서 환자를 살리기 위해 달린다. 연쇄 추돌 교통사고가 발생하면서 중증 환자들이 줄줄이 한국대병원으로 이송되고, 응급수술이 시작된다. 하지만 한 환자의 간 손상은 심각했고, 더 이상의 수술로는 회복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른다. 이때 수술실에 함께 있던 간호사 천장미가 병원 복도에서 장기기증 코디네이터와 마주쳤던 기억을 떠올린다. 그 시간에 병원에 코디네이터가 있었다는 건 뇌사자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뜻. 백강혁은 재빨리 확인을 요청하고, 간 이식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술을 이어간다. 극적인 전개 속에서 밝혀지는 뜻밖의 사실은 수술실을 긴장하게 만든다. 한편, 중증외상센터의 예산이 삭감된다는 소식에 백강혁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교수들과 날 선 대립의 대화를 이어간다. 팽팽한 긴장감이 끝난 이후, 그는 양재원과 천장미를 불러 함께 외식을 하러 밖으로 외출한다. 이들 역시 휴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고는 말하지 않는다. 오직 실력이 그 사람을 증명한다.

수술을 마친 백강혁은 다른 교수의 수술방으로 향한다. 이를 본 양재원은 “저희 환자가 아니잖아요”라며 막아보지만, 백강혁은 “중증외상이라면”이라고 단호하게 말한 뒤, 확인할 것이 있다며 수술실로 들어간다. 그 환자는 연쇄 추돌 사고 때, 백강혁이 초진했던 환자이다. 수술을 집도하던 다른 교수는 수술이 어렵다며 백강혁의 진단에 문제가 있었다는 듯 말하지만, 백강혁은 “쉬운 환자가 있나? 본인이 잘하면 되는 걸”이라고 말하며 한 치의 물러섬 없이 집도 교수의 말을 받아치며 자신감을 드러낸다. 이 장면은 백강혁이 어떤 인물인지 더 명확하게 그려내는 장면이다. 그동안 1화부터 쌓아온 백강혁의 실력과 신념이 그 한마디에 압축돼 있었다. 현실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떤 분야든 실력으로 증명하는 사람은 흔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사람일수록 더 많은 오해와 견제를 받기도 한다. 백강혁이 흔들리지 않는 이유는 단지 강한 성격이 아니라, 그 뒤를 받쳐주는 실력이 있기 때문이다. 최고라는 건 자랑이 아닌 생존 방식일 수도 있다. "최고가 돼서 뭐 하냐"는 질문보다 "최고가 안 될 이유가 없잖아요"라는 말이 더 설득력 있게 느껴지는 해당 에피소드의 장면이었다.

중증외상센터의 현실

외상외과는 잠시도 쉴 틈이 없는 전쟁터와 같은 곳이다. 빠르게 대처하지 않으면 생명을 잃게 되는 긴박한 현장이기에, 의료진에게는 엄청난 체력과 정신력이 요구된다. 이 때문에 외상외과를 기피하는 의대생과 전공의가 많다는 현실이 작품 속에서도 드러난다. 양재원이 호출을 받고 허겁지겁 준비할 때, 이미 백강혁은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라는 점은 그가 얼마나 단련된 의사인지 짐작케 한다. 간이식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난 후, 양재원과 천장미 간호사 모두 “간이식 환자를 처음 본다”고 말하는 장면은 중증외산센터를 비롯해 외상외과의 현실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외상외과와 다른 과 돌아가며 당직만 서던 과거 시스템의 한계를 보여주는 동시에, 이제 막 제대로 된 외상센터가 시작됐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실제로 한국에서 중증외상센터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시기는 2014년 전후로, 아직 체계와 인력 양성 면에서 미흡한 점이 많다. 백강혁이 혼자서 두 명의 초보를 데리고 어떻게 센터를 이끌지 걱정하는 장면은, 우리 현실 속 중증외상센터의 부족한 지원과 구조적 문제를 떠올리게 한다. 드라마는 이를 통해 외상외과가 단순히 '의학 드라마의 소재'가 아니라, 우리의 생명과 직결되는 실질적인 과제임을 조명한다고 생각한다.

의사가 의사가 된 이유

양재원은 외상센터의 예산 삭감 소식에 걱정을 감추지 못한다. 이에 백강혁은 “의사가 사람을 살리는 게 잘못된 건 아니다”라고 단호히 말하며, 적자 운운하는 소리에 휘둘리지 말라고 조언한다. 기분이 가라앉은 양재원을 위해 그는 갑작스레 외식을 제안하고, 천장미 간호사까지 함께 셋은 중식당으로 향한다.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도 위트를 섞은 대화는 잠시나마 숨통을 틔워준다. 이 장면은 드라마가 가진 유쾌함과 묵직함의 균형을 잘 보여준다. 식사 도중, 백강혁은 조용히 자신이 의사가 된 이유를 털어놓는다. 환경미화원이었던 아버지가 새벽 교통사고를 당했지만, 부상이 심해 여러 병원에서 치료를 거부당했고, 결국 마지막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였다. 그는 그때 결심했다. 자신 같은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그가 차가운 외면 뒤에 얼마나 깊은 사연을 안고 살아가는지, 그 진심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놀랍게도 그는 그 이야기를 무덤덤하게 풀어낸다. 하지만 시청자는 그 무덤덤함 속에 담긴 감정의 무게를 자연스레 느끼게 된다. 백강혁이 사람을 살리는 데 왜 이토록 집요한지, 그 진심이 엿보이는 중요한 장면이다. 그리고 앞으로 그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고 백강혁 의사가 아닌 백강혁이라는 사람이 정말 누구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다음 에피소드에서 더 확인해 볼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