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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로맨스 드라마 추천 - 멜로무비 7화 정주행 리뷰

by Dano Park 2025. 5. 22.

넷플릭스 드라마 '멜로무비' 7화 - 고겸의 졸업식에 함께 사진을 찍는 형 고준
출처: 넷플릭스 드라마 '멜로무비' 7화

드라마 기본 정보

장르: 로맨스, 드라마, 청춘, 힐링

공개일: 2025년 2월 14일

공개 에피소드: 10부작

플랫폼: 넷플릭스

연출: 오충환

극본: 이나은

'멜로무비'를 감상해야 하는 이유

어느 한 사람을 온전히 이해하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까? 우리는 우리 곁에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런 질문을 던지게 만든 이번 에피소드는, 우리가 익숙함이라는 이름으로 무심히 지나쳤던 누군가의 내면을 비로소 들여다보게 한다. 오래 함께해도 몰랐던 속마음, 말하지 못한 고통과 외로움이 드러나는 순간. ‘멜로무비’는 이번 화를 통해 우리가 흔히 놓치는 이야기, 삶을 견디는 누군가의 조용한 투쟁을 보여준다. 뜻밖이었다. 이 드라마가 이런 깊은 주제를 담아낼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고겸과 무비의 사랑만이 사랑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 이번 에피소드는 사랑의 또 다른 형태를 진중하게 조명한다. 삶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행복에 가까워졌다고 느낄 때, 오히려 불행이 찾아오는 게 우리의 현실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욱 공감이 되고,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멜로무비’는 발랄한 로맨틱 코미디보다, 재벌들의 화려한 로맨스보다, 우리의 삶 한 조각을 정직하게 담아내며 가장 소중한 감정을 환기시키는 드라마다. 이번 화는 말로 다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진심으로 가득했고, 조심스럽게 감정을 건드렸다. 그리고 스포일러가 될까 더 말하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꼭 봐야 할 이야기다.

캐릭터 분석

고준 (김재욱)
젊은 나이에 부모를 잃고, 9살 어린 동생 고겸을 지켜야 했던 사람. 보호자이자 가장이었던 그는 언제나 동생을 먼저 생각하며 살아왔다. 고준에게 고겸은 인생의 이유이자 전부였다. 세상에서 가장 멋있고 든든한 형,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사랑을 동생에게 쏟아온 사람이다.

고겸 (최우식)
늘 자상하고 착한 형을 곁에 둔 고겸. 하지만 정작 그는 형에 대해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았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사람을 좋아했는지, 형의 고통은 어떤 모양이었는지. 고준의 의문스러운 사고 이후, 고겸은 형의 삶을 다시 돌아보게 되고, 지금에 와서야 알게 되는 것들이 그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만든다.

무비 (박보영)
고겸과의 연애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화장을 하고 아침 산책을 하고 부드러운 말투로 전화를 받는 등 ‘연애 초기’의 설렘을 보여주는 무비. 그녀에게도 봄이 온 듯하다. 일상의 디테일로 표현된 사랑의 감정이 그녀의 연기를 통해 따뜻하게 전해진다.

손주아 (전소니)
홍시준에 대한 미련이 아직 남아 있다. 함께 했던 과거를 되새기며, 하고 싶지 않았던 일도 사랑하는 사람이 원했기에 함께 했던 주아. 그런 그녀의 진심은 어디로 갔을까.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채 끝나버린 사랑을 통해 우리는 오해와 진심, 감정의 어긋남을 다시 바라보게 된다.

1. 서로를 이해한다는 것 (스포일러 포함)

고겸은 형 고준을 너무나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상 거의 아무것도 몰랐다. 주아와 시준 역시 마찬가지다. 사랑했던 기억은 있지만,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 헤어졌다. 상대를 이해한다는 건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다. 말이 아닌 마음, 그 이면을 보아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고준은 잘못된 과거를 고겸에게만은 숨기고 싶어 했다. 하지만 결국 고백을 통해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주아와 시준의 관계 역시 마찬가지다. 주아는 시준을 위해 좋아하지 않는 음식도 영화도 함께 했지만, 그 관계 안에서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은 포기하고 있었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할 때, 얼마나 자신의 것을 내려놓고 있는지. 그리고 그 과정이 사랑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자기 자신을 잃어가는 과정인지 되묻게 되는 순간이었다. ‘멜로무비’는 이처럼 일상의 감정들을 집요하게 들여다보며, 보는 이에게 묻는다. 당신은 진짜 사랑을 하고 있었나요?

2. 오늘은 오직 한 번뿐 (스포일러 포함)

고준은 마침내 고백을 꺼내며 만약의 상황에 대비하자고 말한다. 그 후, 형제는 함께 드라이브를 하고, 영화를 보며 소중한 시간을 보낸다. 고준은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고, 오직 한 사람을 위해 살아온 인물이다. 그를 보며, 우리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익숙함이라는 이름 아래, 소중한 존재를 잊고 살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고준은 늘 고겸의 곁에 있었지만, 그 존재를 진심으로 바라보는 일은 생각보다 적었다. 그리고 이 전환점을 통해, 우리는 고준의 삶을 되돌아보며 가슴이 미어진다. 오늘이라는 시간은 단 한 번뿐이고, 이 하루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는 결국 내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달려 있다. 고준은 끝까지 삶을 포기하지 않았고, 그가 견뎌온 시간을 통해 우리는 삶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되새기게 된다. 그는 사라졌지만, 그가 남긴 시간은 우리 모두에게 질문을 던진다. 지금 당신 곁에 있는 사람은 어떤지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작품의 좋은 점

이번 에피소드는 슬픔을 담고 있지만, 동시에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너무 편해져서 놓치고 있는 것들, 익숙해서 당연시하게 되는 관계들 속에서 희생하고 있는 누군가를 돌아보게 만든다. 그리고 말한다. 희생하는 이들에게도 자기 삶을 사랑할 권리가 있다고. 우리가 놓치기 쉬운 일상의 감정들을 이토록 섬세하게 그려낸 ‘멜로무비’, 회차별로 정주행해 볼 충분한 이유가 된다. 이 드라마는 삶의 구석진 모서리를 비추는 따뜻한 빛이다.

정주행 리뷰

몰랐다. 그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살아왔는지. 그 생각과 감정을 비로소 알게 되었을 때는, 이미 시간이 너무 흘러 있었다. 후회라는 감정은 그렇게 파도처럼 밀려와 나를 덮쳤다. 아니, 어쩌면 알고 있었지만 애써 외면했는지도 모른다. 고준과 고겸을 바라보며 처음엔 부러웠다. 서로를 아끼고 믿는 관계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됐다. 그런 형에게도 말하지 못한 고통이 있었음을. 나는 고겸처럼 너무 늦게 알아차린 또 한 명의 시청자였다. 드라마는 말하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보여줬을 뿐인데, 나는 어느새 눈물이 흘렀다. 고준의 존재는 단지 형이라는 역할을 넘어 한 사람으로서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왔는지를, 얼마나 많은 감정을 품고 있었는지를 보여줬다. ‘멜로무비’가 재미없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꺼내주는 작품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다행인가. 고준에게도 조금의 여유와 숨 쉴 공간이 있었더라면. 그가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면. 이번 에피소드는 고준을 다시 바라보고 이해하는 데 온전히 집중해도 아깝지 않을 만큼 깊은 울림을 주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