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슬기로운 전공의생활'은 율제병원 종로분원 응급의학과를 배경으로, 이제 막 전공의 생활을 시작한 청춘들의 좌충우돌 성장기를 그린 드라마입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스핀오프 작품으로, 전공의들의 시선에서 병원 생활의 현실적인 면모와 그 속에서 피어나는 따뜻한 인간미를 담아냈습니다.
드라마 기본 정보
장르: 의학, 성장, 청춘, 일상, 코미디, 휴먼, 로맨스
방송사: tvN
스트리밍: 넷플릭스
방송 기간: 2025년 4월 12일 ~ 2025년 5월 18일
총 에피소드: 12부작
연출: 이미수
극본: 김송희
출연: 고윤정, 신시아, 강유석, 한예지, 정준원 등
등장인물
오이영(고윤정): 병원에 예능 프로그램 촬영이 진행되는 가운데, 오이영은 카메라를 의식하는 명은원의 행동에 황당함을 느끼다 결국 사직서를 인쇄합니다. 하지만 표남경이 사직서를 찢어버리자, 명은원에 대한 불만과 과거 로컬 병원에서의 사건을 털어놓습니다. 구도원과의 식사 약속이 도원의 착오로 취소되어 실망하지만, 놀이터에서 도원이 진심으로 좋아한다고 고백하자 기쁨에 그에게 안깁니다. 언니네 부재로 둘만 남게 되자 도원이 당황하며 피하려 하자, 이영은 적극적으로 볼에 뽀뽀하고 키스를 나누며 관계를 진전시킵니다.
표남경(신시아): 전공의 생활에 지쳐 외모를 잃어가는 현실에 스트레스받습니다. 까다로운 환자에게 투덜대다 들키는 솔직함, 친구와의 비교에 좌절해 도피를 꿈꾸는 인간적인 면모를 보입니다. 하지만 환자 사망 오해에 다급히 복귀하는 등 내면에는 책임감을 지녔죠. 겉은 강해도 여린 마음으로 고된 현실을 헤쳐나가는 공감 가는 인물입니다.
엄재일(강유석): 김사비는 기은미의 너그러움에 감동하여 인턴에게 관대하게 대하기로 다짐합니다. 환자 보호자의 고백으로 헬로우걸임을 알게 되며 자신감을 얻죠. 인턴의 배은망덕한 호구 취급 발언을 듣고도 농담으로 넘기지만, 속상함에 구도원에게 조언을 구합니다. 기은미에게 감사함을 표하고, 퇴근 후 1년차들과 노래방에서 '숨겨왔던 헬로우걸'을 만납니다.
김사비(한예지): 차다혜가 귀찮아함에도 계속 질문하다가, 당직 중 차트 이상을 감지하고 차다혜의 무시에도 불구하고 조준모 교수에게 보고한다. 이로 인해 차다혜와 함께 혼나고, 뒤늦게 미안함을 표한다. 퇴근 후 동기들과 노래방에서 '헬로우걸'임이 밝혀지고, 엄재일이 놀리자 탑키 팬이었다며 능청스럽게 대답하며 수줍은 미소를 짓는다.
구도원(정준원): 형에게 사돈처녀(오이영)를 좋아한다 말하려다 오해받고, 이영이 추어탕 엎을 뻔하자 반사적으로 잡는다. 식당에서 엄재일을 호구 취급하는 인턴에게 화를 내고, 이후 엄재일을 위로한다. 이영에게 소보로 배달을 부탁하다 서운해하는 이영에게 당황해 저녁 약속을 잡는다. 고백을 계획했지만 실수로 약속을 취소하고 이영에게 실망감을 안긴다. 하지만 놀이터에서 이영에게 솔직하게 고백하고 그녀와 키스하며 관계를 진전시킨다. 형네 부재로 둘만 남자 당황하지만 이영의 적극적인 모습에 응한다.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9화 줄거리
율제병원 산부인과 전공의들의 고된 현실과 그 속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인간관계의 단면을 보여주며 극한의 공감을 자아냅니다.
기은미 선생은 조준모 교수의 지시로 수술방을 잡으려 했고, 이를 엄재일에게 부탁했으나 엄재일이 잊어버려 결국 기은미가 조준모에게 혼이 납니다. 하지만 '은미테레사'라는 별명답게 기은미는 엄재일에게 화조차 내지 않으며 너그러운 모습을 보입니다. 이에 감동받은 엄재일은 자신도 기은미처럼 후배 인턴을 독려하고 케어하기로 다짐합니다. 그러나 산과로 새로 온 레지던트는 잦은 실수로 엄재일을 힘들게 합니다. 급기야 구내식당에서 레지던트가 동기에게 엄재일을 "대충 뭉개어 놓으면 지가 다 알아서 해주던데"라며 '호구 취급'하는 막말을 내뱉는 것을 구도원과 함께 밥을 먹던 엄재일이 엿듣게 됩니다. 엄재일은 크게 상처받지만, 애써 농담으로 상황을 넘기려 합니다. 속상한 마음을 풀지 못한 엄재일은 흡연실 앞에서 담배 피는 시늉을 하다 구도원과 대화하며 위로와 조언을 듣습니다. 이후 기은미의 드레싱을 도우며 감사함을 표하고, 퇴근 후 1년차 동기들과 노래방에서 '하이보이즈' 노래를 부르며 숨겨왔던 '헬로우 걸'을 만나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한편, 병원에는 장원석 PD의 예능 프로그램 촬영이 진행됩니다. 양수 터진 산모를 응급으로 이송해 온 명은원은 카메라를 의식하며 과장된 행동을 보이고, 산모를 열심히 간호하는 척하면서 오이영에게 과도하게 지시를 내립니다. 마치 일반 회사에서 자신의 몫만 챙기는 이기적인 상사의 모습을 보는 듯한 장면이 연출됩니다.
김사비는 차다혜와 병동 회진 중 산모의 이상 징후를 감지하고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할 것 같다고 2년차 선배인 차다혜에게 말합니다. 그러나 차다혜는 괜찮다며 경과 관찰만 지시합니다. 사비는 불안한 마음에 새벽에 조준모 교수에게 직접 전화해 환자 상태를 보고하고, 다음 날 아침 차다혜와 함께 조준모 교수에게 기본과 기초 부족을 이유로 호되게 혼납니다. 사비는 차다혜에게 미안함을 느껴 찾아가 사과하지만, 차다혜는 "2년차도 아는 것이 없어 공부는 하지만 1년차 앞에서 모른 걸 티를 내면 창피하다"는 솔직한 속내를 털어놓으며 선배로서의 부담감을 토로합니다.
공감 포인트 1: 직장인들의 '분노의 공감대'
'언젠가는 슬기로운 전공의생활' 9화는 병원이란 특수한 배경 속에서 펼쳐지는 지극히 현실적인 직장 내 갈등과 불합리함을 그려내며 시청자들에게 극한의 공감과 분노를 불러일으킵니다. 이는 비단 의사들만의 이야기가 아닌, 대한민국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법한 상황들을 압축적으로 보여줍니다.
- '좋은 사람'의 호구화: 기은미와 엄재일의 관계는 너무 착하고 배려심이 깊은 사람이 어떻게 '호구'가 될 수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엄재일이 실수를 해도 괜찮다며 감싸주는 기은미의 너그러움은 아름답지만, 그를 악용하여 "대충 뭉개어 놓으면 지가 다 알아서 해주던데"라고 말하는 후배 레지던트의 대사는 수많은 '착한 선배'들의 공분을 자아냈을 것입니다. 내가 베푼 호의가 당연시되고, 심지어 뒤에서 비아냥거림의 대상이 되는 경험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느껴봤을 깊은 배신감과 무력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주말에 직장인이 이 장면을 본다면, 한 주간 억눌렀던 분노가 터져 나올지도 모릅니다.
- '자기 몫'만 챙기는 상사/동료: 명은원이 예능 촬영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이용해 카메라 앞에서만 열심인 척하고, 자신의 업무를 오이영에게 전가하는 모습은 일반 회사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빌런' 유형입니다. 성과만 가로채고 책임은 회피하며, 아래 사람에게 모든 일을 떠넘기는 이기적인 상사나 동료의 모습은 많은 직장인들의 피를 거꾸로 솟게 만듭니다. 이러한 유형 때문에 '내가 저 사람 때문에 회사 가기 싫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 선배의 부담감과 핑계: 김사비와 차다혜의 이야기는 단순히 후배의 실수나 선배의 핑계를 넘어, 직급이 올라갈수록 커지는 책임감과 완벽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보여줍니다. 2년차인 차다혜가 "1년차 앞에서 모른 걸 티를 내면 창피하다"고 말하는 대사는, 경력이 쌓일수록 모든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사회적 기대와 그로 인해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기 어려운 직장인의 심리를 대변합니다. 이는 상사로부터의 업무 지시와 무리한 요구, 그리고 그들이 받는 압박과 스트레스가 비단 의사들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가 현실에서 보고 겪는 일임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이처럼 '언젠가는 슬기로운 전공의생활' 9화는 병원이란 극한의 환경 속에서 벌어지는 인간 군상들의 솔직한 모습을 통해, 직장 생활의 애환과 불합리함을 섬세하게 짚어내며 시청자들에게 폭발적인 공감을 이끌어냅니다. 우리 삶 속에 존재하는 명은원, 차다혜, 그리고 엄재일의 후배 레지던트 같은 이들을 보며, "저 사람 때문에 회사에 가기 싫다", "쟤는 융통성이 없다"는 푸념을 내뱉었던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드라마 리뷰
'언젠가는 슬기로운 전공의생활' 9화는 한 주의 피로를 풀고 싶었던 직장인 시청자들의 뇌리에 깊이 박힐 에피소드였습니다. 드라마는 굳이 현실 속 직장이라는 배경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음에도, 병원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통해 '아, 저거 내 이야기잖아!' 하는 극한의 공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주말 저녁, 편안하게 넷플릭스를 틀었다가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게 만들었으니 말 다 했죠.
특히 엄재일이 자신의 착한 마음을 이용당하는 장면은 제 속을 뒤집어 놓기에 충분했습니다. "대충 뭉개어 놓으면 지가 다 알아서 해주던데"라니, 이 대사 하나에 제가 직장 생활하며 겪었던 수많은 억울함과 분노가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래, 나도 저런 사람 때문에 주말에도 가슴 앓이 했던 적이 있었지!' 하는 생각에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착한 것이 죄가 되는 듯한 이 사회의 단면이 너무나도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명은원처럼 카메라 앞에서만 가식적인 모습을 보이는 이기적인 상사의 모습 또한 '직장 내 빌런'의 정석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런 사람 밑에서 묵묵히 자신의 몫을 다해야 하는 오이영의 답답함은 곧 시청자들의 답답함과 연결되었습니다. 내가 열심히 일한 공이 저런 얄팍한 술수에 가려지는 현실이 병원이라는 공간에서도 똑같이 재현된다는 사실이 씁쓸함을 더했습니다.
또한, 선배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는 차다혜의 솔직한 고백은 또 다른 층위의 공감을 형성했습니다. 우리도 때때로 후배들 앞에서는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며,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하기 힘든 상황에 처하곤 합니다. 이처럼 의사들 뿐만 아닌 우리가 현실에서 보고 겪는 일을 너무나 잘 담아낸 드라마는, 단순한 의학 지식 전달을 넘어 인간적인 유대와 갈등, 그리고 그 속에서의 성장을 이야기하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습니다.
이번 9화는 주말 내내 제 머릿속을 맴돌며 한 주간 쌓였던 직장 스트레스를 다시금 상기시키는 역할을 했지만, 동시에 '나만 이런 걸 겪는 게 아니구나' 하는 보편적인 공감 속에서 작은 위로를 받기도 했습니다. '언젠가는 슬기로운 전공의생활'은 단순한 의드(의학 드라마)가 아니라, 우리 삶 속의 고달픈 직장 현실을 거울처럼 비춰주는 매우 인상적인 작품임에 틀림없습니다. 다음 주 출근길이 또 걱정되지만, 이 드라마를 통해 얻은 공감과 위로로 다시금 힘을 내볼까 합니다.